가을 하늘
요즘의 하늘은 전형적인 가을 하늘인 높고 푸르다. 그야말로 청명(淸明)함이다. 나는 애국가 가사 중에서 3절인 ‘가을 하늘 공활(空豁)한데 높고 구름 없이’이라는 구절을 좋아한다. 특히 ‘공활’이라는 단어에 이끌린다. 공활은 ‘텅 비고 너르다’라는 뜻이지만 무언가 넓고 여백이 많아 막연한 희망을 주는 것 같다. 어쩌면 늦게나마 입문한 불교의 교리와도 관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삼천대천세계라든지, 무량함이라든지, 공(空)이라든지 등의 의미와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어릴 때에는 지금처럼 컴퓨터라든지 놀이시설이라든지 아이들이 놀만한 물건이나 시설보다는 주변에 널려 있는 자연환경과 많이 접하고 살았다. 지형지물을 이용한 숨바꼭질, 눈 싸움, 봄에는 진달래를 꺾어 화병에 꼽고, 평평한 기와장 등을 이용한 옥대차기, 제가차기 등을 하고 놀았다. 밤에는 담벼락을 이용하여 그림자놀이도 하고, 가끔은 깜깜한 밤하늘을 쳐다보며 희뿌옇게 흐르는 은하수와 점점이 박힌 별들을 바라보며 묘한 두려움과 호기심에 몸을 떨곤 하였다. 당시에는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 지금 보다는 불빛이 현저히 약하여 더욱 별들이 빛나게 보였다. 학교 갔다 오면 아이들과 산에 올라가 여치도 잡고 산딸기도 따 먹다가 풀밭에 누워 푸르른 하늘과 두둥실 떠 있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형상으로 변하는 구름들의 향연을 지켜보았다. 저 하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과연 끝이라는 있는 것일까? 그러다가 고개를 내리면 저 산 너머에는 누가 살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라는 의문에 쌓이기도 하였다. 이제는 순박하였던 어린 삶들은 어디로 보내고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 나날이 세속화 되어가고 계산적이며 자기중심적으로 변해져 왔다. 지금은 제1의 인생을 마감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그나마 늦게나마 부처님의 불법을 만나서 우매한 중생은 반복하여 참회하고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보고자 헤매고 있다. 부처님 도량 속에서도 역시나 사정은 좀 다르지만 세속의 사회와 같이 사랑과 연민과 갈등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 자신도 열심히 살았다고는 하지만 모든 면에서 부족하고 더욱 정진하여야 한다. 아무래도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버리지 못함이기 때문이다. 요 몇 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나 스스로는 큰 잘못을 안 하고 살았다고 자부는 하지만 주변의 여건들은 그렇게 만만히 생각지는 않는 것 같다. 사람들은 저마다 객관화된 사실들을 종합하여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을 내린다. 그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왜곡된 사실들만 받아 들였을 수도 있고, 객관적 사실들을 스스로가 왜곡하여 주관적 판단을 하기도 한다. 아마도 나도 그러한 점이 있었을 것이다. 또 나도 모르게 나만 잘났다고 했거나, 순간적으로 화를 내었을 수도 있고,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남에게 그렇게 비쳐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며, 상대방에게 좀 더 세심한 배려와 이해도 부족했을 수도 있다. 나는 늘 습관적으로 어떤 순간에는 ‘관세음보살’을 염불하고 나 스스로도 많은 것에 부족함을 느끼고 부처님가르침을 조금이라도 배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이성적일 때 보다는 감정적일 때 더욱 그러하고 싶지만 아직은 너무나 부족한 중생이다. 그래도 이 생(生)이 다하는 그날까지, 다음 생에서도 부처님 불법을 배우고 실천하고자 서원(誓願)을 세워본다. 2014년9월25일 22시30분 오늘 만났던 모든 인연들에게 감사하고 혹시라도 잘못을 했으면 참회하면서, 현담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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