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생활

일승사상

이원도 2022. 11. 9. 16:38

승만경의 일승사상(上)


혜총스님/부산 감로사 주지

[강설] <승만경>은 신라 진흥왕 37년(576) 수나라에서 귀국한 안홍법사에 의해 우리나라에 전래된 이후로 불교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승만경에는 일승(一乘)과 여래장(如來藏)이라는 두 가지 사상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승사상입니다. 승만경에는 일승을 통해 바른 법이 무엇이고, 바른 법에 들어가는 길은 무엇인지 설하고 있습니다. 바른 법은 곧 대승(大乘)이며, 대승이 불승(佛乘)이며, 한량없는 법과 우리 곁에 항상 머물고 있는 법인 여래에 귀의함이 참된 귀의임을 설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아뇩의 큰 못에서 여덟 큰 강이 흘러나오듯이 대승에서도 온갖 성문과 연각과 세간과 출세간 선법이 나옵니다. 세존이시여, 또 마치 온갖 씨앗이 모두 땅을 의지하여 나서 자라듯이, 온갖 성문과 연각과 세간과 출세간 선법이 대승을 의지하여 자랍니다.”

승만부인이 이렇게 일승이 대승이요, 불승이라 함은 불교의 참된 가르침은 오직 한 가지이며, 그 가르침에 의해서 성문, 연각뿐만 아니라 그 어떤 중생도 성불(成佛)할 수 있다고 설합니다.

대승의 길을 가는 수행자는 석가모니부처님이 전생에 보살이라고 불린 것처럼 모두 보살이라고 불립니다. 또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전생에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몸을 희생하기까지 하면서 자신의 깨달음을 뒤로 미루고 무량한 선근공덕(善根功德)을 쌓은 것처럼 대승의 보살들도 중생제도를 위하여 자신의 깨달음보다 중생을 구하는 이타행(利他行)을 행하는 것으로 대승의 보살행을 실천한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구제받지 못하는 한 스스로 열반의 세계에 머물지 않고(無住處涅槃) 항상 사바세계에서 고통의 바다에서 헤매는 중생들을 구제한다는 대승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입니다.

이는 <법화경>의 핵심인 회삼귀일(會三歸一)사상과도 통합니다. ‘회삼귀일’이란 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의 3승이 일불승(一佛乘)으로 귀결되는 것을 말합니다. 성문승과 연각승은 홀로 이 세상의 온갖 번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승이고, 보살승은 일체중생을 제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승불교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부처님의 진실한 법이 하나, 일승이라는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까닭에 여래는 방편을 써서 삼승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삼승은 방편(三乘方便)이요, 일승은 진실(一乘眞實)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진실한 뜻은 평등무차별하게 일체중생을 성불하게 만드는 데 있으므로 불교는 일부 특정인만을 위한 차별적인 교리가 아닙니다. 하지만 불교의 교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워하는 일반사람들이나 일불승의 인연을 만나지 못한 수행자들에게는 3승의 방편이 필요한 것입니다. 성문, 연각의 2승도 결국 최종적으로는 부처가 되어야 하므로 대승이요, 오직 하나의 불승(佛乘)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른 가르침이라고 승만부인이 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전 :불교신문 3741호/2022년11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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