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생활

무명을 제거해야

이원도 2022. 10. 18. 13:34

#분별심으로는 부처 못 만나
모든 생명체는 항상 본능적으로 감각기관에 의지해서 뭘 보려 하고, 알려 하고, 찾으려고 하는 작용이 있다. 우리 인간 역시도 감각기관에 의지해서 살고 있는 생명체이다. 그러다 보니 감각기관에 의지해 알려고 하는 분별심이 이미 훈습되어있다. 따라서 기도와 수행을 하는 과정 중에서도 감각기관을 의지해서 부처님을 만나려고 한다면 결코 부처님을 만날 수 없다. 왜냐하면 부처는 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찾는다고 만나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강경> ‘제5 여래실견분’에서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가 다 허망하다.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라고 형상이 아닌 진실한 부처님을 설명하고 있다. 찾으면 찾을수록 더 천리만리 멀어져 버리고, 구하려고 하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마음은 더욱더 암흑 속으로 빠지게 된다. 찾으려는 마음이나 구하려는 마음 모두가 생멸하는 마음이다. 이 생멸하는 분별심으로는 결코 부처님을 만날 수 없다.

△무분별심 되어야 부처 만나
자성불을 만나려면 생멸이 없는 무분별심(無分別心)이 되어야 한다. 구해서 얻어지고, 찾아서 얻어지는 부처라면, 그 구함이 없으면 깨져버릴 것이고, 찾는 바가 없어지면 사라져 버릴 것이다. 만약 구하고, 찾아서 만날 수 있는 부처라면 반드시 사라진다. 그래서 구하고, 찾아서 볼 수 있는 그런 부처님이 아니라, 구하는 바 없고, 찾는 바 없이 본래 갖추어진 영원한 부처님을 만나야 한다.

△견성 못하는 이유, 마음의 장애 때문
우리가 부처님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무명에 의한 마음의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음의 장애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번뇌의 장애[煩惱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지적인 장애[所知障]’이다.

번뇌의 장애란 번뇌로 인해 항상 마음이 요동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의 마음은 무명(無明) 업식(業識)으로 인해 항상 이런저런 번뇌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제법(諸法)에 대한 실상(實相)을 깨닫지 못하고 자성불 또한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걸 ‘번뇌의 장애’라고 한다.

지적인 장애는 ‘소지장’이라고 하는데, 지혜의 장애를 말한다. 무명 업식으로 인해 지혜가 식(識)으로 전변(轉變)하여 지적인 장애가 일어난다. 이때 내 마음속에는 꼭 ‘나’ 자신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자아가 있다고 생각되어지고 보이는 대상은 남이라고 판단하는 착각이 자꾸 생겨난다. 이래서 아집(我執)이 생기고, 아견(我見)이 생기고, 아상(我相)이 생깁니다.

그리고 보이는 바깥 대상 경계에는 법에 대한 집착인 법집(法執)이 생기고 법견(法見)이 생겨난다. 이것은 마치 눈에 병든 사람이 헛것을 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정신에 분열증과 착란증을 일으킨 사람이 환청과 환각을 체험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이와 같은 마음에 지적인 장애가 있기 때문에 자꾸 ‘나’라고 하는 아견을 내면서 아집을 일으키고 또한 ‘일체 존재가 있다’라고 하는 법집과 법견을 일으켜서 나와 모든 존재에 대한 실상을 바로 보지 못하고 미혹에 빠져서 전도미망(顚倒迷妄)을 일으키는 중생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번뇌의 장애와 지혜의 장애는 중생이 가지고 있는 근본 장애인 것이다.

또 우리 마음은 이미 물들어 있다. 감각기관을 통해 접촉하는 형상과 색깔에 물들어 있고, 좋은 소리에 물들어 있고, 맛 나는 음식에 물들어 있고, 내가 집착하는 것에 물들어 있고, 그래서 물든 마음으로 세상을 살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은 자꾸 취하려고 집착하고, 싫어하는 것은 버리려 하는 경계를 취사(取捨) 선택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이 바깥 경계에 의해 오염된 마음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요동치는 것이다.

고통을 벗어나려면 바로 중생의 근본 무명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글쓴 스님 : 대풍 스님(밀양 사천왕사 주지)

~출처 : 현대불교신문,2022.10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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