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생활

삶이 힌든 이유

이원도 2022. 5. 31. 10:32

삶이 힘든 이유 

  •  박희택/ 열린행복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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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성전> 제2장 2절 5항은 진심(嗔心, 성내는 마음)의 여러 측면을 잘 일러준다. 먼저 <디가니까야> 중 <합송경>에 나오는 원한이 발생하는 원인, 원한을 다스리는 방법에 관한 가르침을 전해 주고 있다. 당사자별로 삼세의 관점을 결합하여 정성을 다해 말씀하신 붓다의 육성이다.

“이 사람이 나에게 손해를 깨쳤다라고 해서 원한이 생깁니다. 이 사람이 나에게 손해를 끼친다라고 해서 원한이 생깁니다. 이 사람이 나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다라고 해서 원한이 생깁니다(불교성전 2-2-5).”

이어서 당사자가 ‘나’에서 ‘내가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확대되며, ‘내가 좋아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당사자로 할 때는 ‘이익을 주었다 → 이익을 준다 → 이익을 줄 것이다’로 원한의 원인이 삼세적으로 바뀐다.

원한을 다스리는 방법에 관해서는 “이 사람이 나에게 손해를 끼쳤다. 그러나 이 경우에 그것이 우리 둘의 어디에 존재한단 말인가?라고 원한을 다스립니다. 이 사람이 나에게 손해를 끼친다. 그러나 이 경우에 그것이 우리 둘의 어디에 존대한단 말인가?라고 원한을 다스립니다. 이 사람이 나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 그것이 우리 둘의 어디에 존재한단 말인가?라고 원한을 다스립니다”라고 설해진다.

여기서도 ‘나’는 ‘내가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내가 좋아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으로 확대되며, 역시 삼세의 관점으로 일일이 표현되고 있다. 니까야에 드러나 있는 붓다의 이러한 정성스러운 말씀은 수사학적으로도 미학적으로 돋보인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원한을 다스리는 방법과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것은 ‘그것이 우리 둘의 어디에 존재한단 말인가?’라는 직시(直視)의 세부방법이다. 초월적으로 말씀하지 않으시고 문제상황을 직면하게 하여 스스로 깨치게 인도하는 방법론인 것이다.

분노는 지옥으로 가는 첫 번째 원인이며(정법염처경),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백만 가지 장애의 문이 열린다(선가귀감)는 말씀도 빠짐없이 소개되고 있다. <선가귀감>의 말씀은 제47장 본문과 주해 앞부분을 같이 옮겨 놓은 것이다. 주해도 제자들의 청을 받아들여 서산대사가 직접 단 것이다. 하도 절실한 가르침이기에 한문 원문과 함께 주해 뒷부분까지 소개한다.

“(본문) 누가 와서 해를 입히더라도, 그 자리에서 마음을 잘 다스려 성을 내거나 원망하지 말지어다(有人來害, 當自攝心 勿生嗔恨). 한 생각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백만 가지 장애의 문이 열린다(一念嗔心起, 百萬障門開). (주해) 번뇌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하더라도, 교만하여 성내는 마음이 주는 해가 가장 심하다(煩惱雖無量, 嗔慢爲甚). <열반경>에 이르기를 ‘향수와 약을 발라주거나 창과 칼로 찌르더라도 두 가지에 다 무심하라’고 하였다(涅槃云 塗割兩無心). 우리들이 성내는 것은 한가로운 구름 속에서 벼락이 치는 것과 같다(嗔如冷雲中 霹靂起火來).”

‘일념진심이 일어나면 백만 가지 장애의 문이 열린다’는 가르침은 <대일경> ‘공양차제법중진언행학처품’의 “대리를 손상시키는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能損大利莫過嗔). 일념의 화를 낸 인연으로 구지광겁 동안 닦은 선을 모두 태워 없앤다(一念因緣悉焚滅 俱曠劫所修善)”는 말씀을 연상시킨다.

또한 상습적으로 화를 낸 과보가 어떠한지 <앙굿따라니까야> 중 <분노경>의 말씀으로 전하고 있는데, 상대방을 적대시하면 자신의 그 분노에 압도되어 되려 자신이 흉해지며, 잠을 자지 못하고, 해로움과 괴로움이 따르게 된다는 인과의 가르침이다.

불교성전은 잘 익은 곡식에 내리는 우박과 같은 진심(嗔心)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혜와 자비와 사성제(智悲諦)로 다스려야 한다는 <정법염처경>의 말씀으로 대의를 명료하게 정리해 주고 있다.

 

[출전 : 불교신문 3718호/2022년5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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