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생활

마음이 세상을 만든다

이원도 2022. 5. 12. 17:25

마음이 세상을 만든다

 

 

 

종연스님 논설위원·인천 수미정사 회주

 

 

거짓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이 세상이 아닙니다. 사실은 당신이 거짓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은 세상을 탓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말을 쉽게 입에 담곤 합니다. “이 세상은 한낱 꿈이며, 허깨비이며, 물거품이며, 이슬같다.” 이러한 말씀도 무상(無常)의 진리를 알지 못하면 입에 담지 않아야 합니다.

 

이 세상은 환영(幻影)이 아닙니다. 또한 한낱 꿈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의 마음에 투영(投影)된 그림자인 오온(五蘊)이며, 당신의 주관성인 것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 산책을 하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길을 걷다가 당신은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를 길가에서 발견했습니다. 당신에게는 다이아몬드가 무척 귀중하고 소중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다이아몬드를 소중하게 여기는 그 가치는 당신의 마음에 의해서 부여된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길가에 있는 다른 돌멩이들에게 묻는다면 어떨까요? 돌멩이들은 당신을 비웃으며 이렇게 이야기 할 것입니다. “그것이 빛나는 돌이라 한들, 돌이란 점에서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돌은 그냥 돌일 뿐이다.”

 

다이아몬드라고 하는 것이 본래부터 보석으로서 땅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돌멩이에게 다이아몬드의 성질을 부여하여 아름답고 소중하다고 여겨지는 것이지 실상 그것은 무상한 것입니다. 이 도리를 알지 못하면 억겁 윤회의 고통 속으로 흘러 다닐 것입니다.

 

언젠가 이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라진다면 장미꽃은 다른 어떤 꽃과 다를 바 없는 그냥 꽃이 될 것입니다. 성스러운 갠지스강도 다른 강과 다를 바 없이 그냥 보통의 강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마찬가지로 교회나 절 또는 성당 사이에 어떤 구별도 사라질 것입니다. 똑같은 강이고 똑같은 꽃이며 똑같은 집일뿐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오직 마음에 의한 조작으로, ()의 소산입니다. 오로지 마음이 대상에게 부여한 산물이며, 칭찬이나 비난 같은 것도 모두 마음이 지어낸 것입니다.

 

어떤 이가 있어, 현재의 고통이나 즐거움이 전생의 죄업(罪業)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면 그는 산 채로 지옥에 갑니다. 중도(中道), 실상(實相), 자성(自性)의 자리에는 지옥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에서 생멸법(生滅法)이 사라지면 모든 것은 현실속에 그대로 온전히 있게 됩니다. 어떠한 가치 판단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이 거짓 속에 살고 있다면, 당신은 모든 것을 거짓된 것으로 만들고 말 것입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통하여 시시각각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세상에 투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것들도 하나의 스크린으로 작동하고 있을 뿐입니다.

 

당신은 누구인가?”라고 묻는 것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아니며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도 아닙니다. 당신의 근본 삶에 대한 물음인 것입니다.

 

이제 이 글을 읽는 당신네들에게 묻습니다. 좋으면 좋다하고 싫으면 싫다하여 온갖 희노애락과 시비분별을 내는 당신은 진정 누구입니까?”

 

* 종연스님은 백양사 강원과 중앙승가대를 거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취득했다. 인천 수미정사와 영산정사 회주, 온세상나눔재단 이사장, 휴휴공간 동국명상원장 등을 맡고 있다. 조계종 포교대상 공로상, 자랑스런인천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홀가분한 동행> 등이 있다.

 

[불교신문 제3716/20225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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