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와 겸손
어제와 오늘의 경전에서는 수행자들의 두 가지 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수행자라면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오늘은 수행자라면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 이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세간의 수호자이신 붓다가
세상에 머무르고 있던 당시는
모든 수행자들이 몸가짐이 지금과는 달랐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필수품과 의약, 그 밖의 물건에 대해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숲속 나무 밑, 동굴이나 바위틈 속 등
외진 곳을 찾아다니며
오직 자신들이 번뇌에서 벗어나기만을 늘 염두에 두고 수행하였다.]
"그러니까 수행의 목표가 해탈과 열반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거기에 이르기 위해서 최소한의 먹거리, 입는 것, 잠시 누울 곳, 그 외에는 집착하지 않았다. 즉 검소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죠.
수행자들이 부처님의 이 가르침을 따른다면 우리도 저렇게 살아야 합니다. 출가 수행자는 저렇게 산다는 걸 기준 삼아야 하겠죠. 그러나 재가 수행자는 저렇게까지 살지는 않더라도 내가 입고, 먹고, 자는 것에 불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맛에 집착해서 먹는 것 때문에 괴로워해서는 안 된다. 옷에 집착해서 입는 것으로 껄떡거려서는 안 된다. 집에 집착해서 큰 집 작은 집 따지고 껄떡거려서는 안 된다. 의식주를 간소하게 하라는 뜻입니다. 내가 형편이 안 돼서 간소하게 살면 정말 기쁜 일입니다. 위축될 일이 아니라 당당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고 형편이 되는 사람은 오히려 줄여야 합니다.
남편은 수행자가 아니라서 큰 집을 샀다가 하면 어쩔 수 없죠. 그러면 집안을 조금 간소하게 꾸려야 한합니다. 남편이 집안 꾸리는 것도 한다면 내 방이라도 간소하게 꾸려야 합니다. 방도 같이 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면 내 먹는 거라도 간소하게 꾸려야 합니다. 먹는 것도 같이 먹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면 내 먹을 때만이라도 간소하게 먹어야 합니다. 남편 친구들하고 만나서 어쩔 수 없이 보조를 맞춰야 한다면 평소에 검소한 옷을 입어야 합니다.
외출할 때도 화려한 장식으로 경쟁하지 말고 소박한 옷차림으로, ‘저 사람은 참 부자인데 소박하게 살구나’ 가 느껴져야 합니다. 내가 형편이 안 돼서 검소하게 사는데 남의 큰 집을 보고 좋은 옷을 보고 위축된다면 수행자라 할 수가 없습니다. 지저분하게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옷을 기워서 입어도 깔끔하고 당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검소하게 살라’하는 이야기이죠.
남편이 좋은 옷을 해줘도 사양하고 자기가 돈이 있어도 값비싼 패물은 사양하고 차도 적당히 해야지 꼭 좋은 차 비싼 차를 사야 한다고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좋은 차를 타야 한다고 하더라도 수행자는 그런 것으로 으스대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소박한 삶, 검소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 법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