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생활

버려야 하는 세 가지22년3월19일자>

이원도 2022. 3. 22. 15:08

버려야 하는 세 가지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다시 큰 뜻을 말하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말해 보라.”

승만 부인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것과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사람은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것과 다르지 않고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사람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이 곧 바로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그것입니다. 왜냐하면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선남자 선여인은 정법을 거두어들이기 위하여 세 가지를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버려야 할 세 가지는 몸과 목숨과 재산을 말합니다.

 

선남자 선여인이 몸을 버린다고 하는 것은 태어나고 죽음에 몸 받을 것이 있으므로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여의고 부서짐이 없이 항상 그대로 있어 변하지 않는 불가사의한 공덕인 여래의 법신을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목숨을 버린다고 하는 것은 태어나고 죽음과 다음에 몸 받을 것이 있으므로 필경에는 죽음을 아주 여의고 끝없이 항상 그대로 있는 불가사의한 공덕과 일체의 매우 심오한 불법을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재산을 버린다는 것은 태어나고 죽음과 다음에 몸을 받을 것이 있으므로 중생이 가지고 있지 않은 줄어들거나 다함이 없는, 필경에 불가사의한 가지가지 공덕을 모두 다 얻게 되어야 하며 일체중생들의 뛰어난 공양을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세 가지를 버리는 선남자 선여인이 정법을 거두어들여 언제나 일체의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고 일체의 모든 중생들이 우러러 사모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또한 선남자 선여인이 정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법이 사라지려 할 때에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사부대중이 서로 붕당을 만들어 분쟁을 일으키고, 파괴하여 흩어지더라도 아첨하지 않고 속이지 않고 거짓된 짓을 하지 않고, 정법을 즐거워하고 정법을 거두어들여 법의 벗이 될 것입니다. 법의 벗이 되는 사람은 반드시 모든 부처님의 수기를 받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이러한 큰 힘을 보는 것처럼 부처님께서는 진실의 눈이시며, 진실한 지혜이시며, 법의 근본이시며, 법을 통달하시며, 정법에 의지하므로 또한 모두 아시고 보실 것입니다.”

 

승만 부인은 계속해서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일(正法攝受)에 대하여 설하고 있다. 법과 사람이 하나라는 것, 다시 말해 사람을 떠나 바른 법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정법을 거두어들이려는 사람은 몸과 목숨과 재산을 버려야 한다고까지 말하였다. 이는 정법을 위해 일체의 집착을 끊고 법신의 몸을 얻고 불법을 얻고 불가사의한 공덕과 중생의 공양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정법을 섭수하려는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하고 몸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세속적 환경의 속된 가치를 우선하거나 편협한 자아의식으로는 정법인 대승의 가치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법의 진정한 가치인 진제(眞諦)를 위해 온몸을 던진다는 각오와 참된 서원이 있어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불법의 참가치는 출세간법의 진제(眞諦)에 있고 속제(俗諦)에 있지 않다. 비록 진속이 다르지 않는 진속불이(眞俗不二)라 하지만 법을 위하는 위법망구(爲法忘軀)의 정신이 나올 때 정법이 지켜지며 섭수의 공이 살아나는 것이다. 여기에는 대승의 서원이 깊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사람에 의해 정법의 가치가 살아 있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말하자면 정법과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사람이 하나라는 말이다. 바꾸어 말하면 법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 사람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불교는 법본주의(法本主義)이자 동시에 인본주의(人本主義)인 점을 천명하고 있다. 더 쉽게 설명한다면 깨달음을 통해 탄생한 불교가 법()인데 누가 깨달았느냐 하면 사람()이 깨달았으므로 이점에서는 법과 사람이 하나라는 것이다.

 

지안 스님(반야불교연구원장)

 

<출전 : 현대불교신문, 20223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