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생활

진여본성, 마음의 본체

이원도 2022. 2. 9. 06:50

불자 여러분! 진여본성의 마음이 무명에 훈습되면 청정성과 지혜성이 오염된 마음으로 변하여서 지혜가 의(意)식(識)으로 전변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마음은 온갖 허망한 망상과 분별을 일으키며 망경계를 집착하고 구속되어 갈애와 에욕을 일으키며 억한 업을 짓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오염되어 망심이 있는 한, 마음에 분별과 집착이 있는 한, 마음이 진여본성과 상응하지 못하는 불각의 무명이 있는 한, 생사윤회의 고통은 끝없이 펼쳐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오염된 무명심이 아뢰야식 속에 업식종자(業識種子)가 되어서 념념히 상속되어지기 때문에 무명이 있는 한 생사윤회는 끝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여본성의 청정한 본래 지혜가 의식으로 전변하게 되면, 마음은 망념과 망상분별을 일삼게 되고, 삼독심을 일으키며 마음 내면을 5가지 덮개로 온통 뒤덮어 어둡게 만들어 버립니다.

마음의 5가지 덮개라는 것은 내면세계의 의근에서 생기는 탐욕, 진에, 수면, 도회, 의심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5가지 덮개가 마음 내면을 뒤덮게 되면 악한 업을 짓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이 5가지 덮개를 제거해야만 모든 악업과 8만4천 가지 번뇌를 끊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두 가지 마음

불자 여러분! 마음은 심(心)·의(意)·식(識)으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하고 전오식(前五識)·제6의식·제7말나식·제8아뢰야식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 이 법문에서는 마음을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대상과의 상대적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생멸하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감촉할 때마다 생겨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의 마음은 불생불멸하는 진여본성의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오고 감이 없고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마음의 본체이며 생명의 근본이며 우주의 근원입니다.

〈화엄경〉 60권에서 “삼계는 오직 일심뿐이다. 마음 밖에 다른 법은 없다.”고 교설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이 마음이 바로 진여본성의 불생불멸하는 마음입니다. 특히 〈화엄경〉에서 삼계유심의 견처를 드러내고 있는 사구게가 있는데, “만약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뵙고자 한다면 반드시 법계의 성품이 모두가 마음이 지은 것임을 관해야 한다.(약인욕료지 삼세일체불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이 삼계유심(三界唯心)사상에서 강조하고 있는 이 유심(唯心)이 바로 진여본성의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유심(唯心)’ 이라는 이 말은 현재 견문각지(見聞覺知)하는 마음과는 분명히 다른 마음입니다.

불자 여러분! 〈마조도일선사광록〉에 보면 마조 스님도 “무릇 색을 보는 바는 모두 마음을 보는 것이다. 마음은 스스로 존재하는 마음(自心)이 아니라 색으로 인한 까닭에 존재하기 때문이다.”고 두 가지 마음을 등장시킵니다. 하나는 생멸하는 마음으로 대상과의 상대적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마음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색(色)’ 이라는 경계를 눈이 인식했을 때 생겨나는 ‘안식(眼識)’의 마음을 생멸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귀로 들을 때나 코로 냄새 맡을 때 등 육근으로 접촉하여 인식하는 마음은 모두 생멸의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사량분별과 지각을 일으키는 마음으로서 제7말나식과 제8아뢰야식에 함장된 종자식까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마음을 식(識)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두 번째 마음은 불생불멸하는 진여본성의 마음을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이 마음에 대해 마조선사가 대중에게 이렇게 설법하였습니다. “그대들 모두는 각자 자심(自心)이 부처임을 믿으라. 이 마음이 곧 부처이다. 달마 대사가 남천축국으로부터 와서 중국에 이르러 상승법인 일심의 법을 전하여 그대들로 하여금 깨닫게 하였고 또 〈능가경〉을 인용하여 중생의 심지를 도장 찍듯 확인해 주었다. 그대들이 전도된 생각으로 믿지 않을까 두렵도다. 이 일심의 법은 각자 자신에게 있다”고 이 진여본성의 마음을 자심(自心)이라고 하며 부처라고 교설하고 있습니다.



<출처 : 현대불교신문(http://www.hyunbulnews.com),2021년11월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