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생활

새 봄을 맞이하여

이원도 2013. 3. 7. 14:44

새 봄을 맞이하여

늘 되풀이되는 계절의 순환 속에서 끊어지지 않을 것 겉은 맹추위도 어느덧 저 멀리 물러가고 파릇파릇한 봄 향기와 함께 제법 따스한 기운이 주변을 감싸고 있다. 아직은 못내 아쉬운 냉기가 바람과 함께 실려와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화사한 봄의 전령만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매일 매일의 일상에서 부처님의 법을 생각하고 실천해 보지만 아직은 요원한 불자의 처지이다. 그래도 법당에서 산천의 사찰에서 몸을 조아리며 안녕을 기원해 보고 좀 더 바르게 살아보자는 서원을 세워본다. 깊고 높고 무한한 부처님 가르침을 다 이해하기는 불가능하고 더 더욱이 실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좁은 소견과 낮은 식견이지만 생활 속에서 작은 일이라도 부처님 법을 따르고 현생에서는 까먹지 않는 업을 이루어볼까 한다. 실질이 중요하고 부처님의 마음을 알고 배우는 것, 궁극적으로는 성불에 이르는 길이지만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보여 지는 형식과 절차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결과물이나 성과가 최종의 목표이지만 그 과정도 무시할 수가 없고 오히려 인생의 여정을 얼마나 잘 살아왔을 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본질이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하루하루를 잘 살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선업으로 채워져 보람 있는 삶,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속세의 민주주의라는 사회적 질서도 협상과 타협, 배려와 이해, 조절과 조정 속에서 긴 시간에 걸쳐 합의에 이르는, 효율과는 거리가 먼 제도이기도 하다. 그것은 물론 가장 합리적 수단을 도출하고 다수의 행복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세상살이의 참 맛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만약에 어떤 독재가가 가장 좋은 제도와 신속 정확하고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펴서 국민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더라도 그것을 받은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자칫 실패한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정책도 협의와 타협, 배려와 이해 속에서 최대공약수를 도출해 내어야 한다. 그러나 무리한 발목잡기 식의 오기와 오만을 부려서는 안 되겠다. 언제나 누구를 위해 행하는지를 냉철히 판단하고 최종적으로는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불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생각하여 늘 깨어있는 삶을 살아야 하고 예불과 법회에도 자주 참석하여 자신과 항상 함께하는 부처님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작은 일이라도 같이 참여하여 함께 이루어 가는 승가가 되어야 하겠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그가 서있는 곳이 모두 진리이다".> 임제어록의 말씀으로 현재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주인이 된다면, 그 곳이 바로 참된 삶이요, 깨달음이라는 의미이다. 해탈의 경지는 그 어떤 일체의 권위로부터 벗어나서 스스로 주인이 될 때에만 찾아온다고 한다. --

2013.3.1.오봉산 석굴암 약수

매년 맞이하는 새봄이지만 늘 설레는 마음은,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2013년3월7일 오후에 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