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앙생활

앙굴라말라

이원도 2021. 11. 22. 15:33

앙굴리말라

 

본명은 아힘사카(Ahimsaka)[2]로 꼬살라 국의 법정직원이었던 아버지 바가와의 아들이었다. 앙굴리말라경에 따르면 12살 때부터 따까실라의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머리가 좋고 명석했던 만큼 스승[3]이 가장 총애하는 제자였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 스승의 아내를 건드렸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4] 처음에는 스승은 소문을 믿지 않고 오히려 아힘사카를 믿었으나 계속 소문이 돌자 마침내 스승이 분노하여 사람 1백 명을 죽여 손가락 1백 개로 목걸이를 만들면 도를 얻는다는 거짓 가르침을 내렸다. 이것은 앙굴리말라가 지독한 악업을 쌓아 도리어 깨달음을 얻지 못하게 하려는 악의였다. 살해당할 사람들은 무슨 죄 앙굴리말라는 스승의 거짓 가르침을 믿고 손가락을 모으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 이렇게 사람을 죽이다보니 어느새 99명을 살해했고[5], 세상 사람들은 그를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든 자'라는 뜻인 '앙굴리말라'라고 불렀다. 코살라국왕 파세나디는 어린 시절의 앙굴리말라를 종종 만났는데 그를 순수하고 선한 이라 여겨서 그가 이런 극악무도한 살인마가 되었다는 것에 대해 믿지 못했으나 그럼에도 그가 사람들에게 주는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을 보고 이 희대의 살인마를 붙잡고자 군대까지 동원하였으나 실패했다.[6]

 

앙굴리말라는 '이제 한 명만 더 죽이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욕심에 눈이 멀어 자기 어머니마저 죽이려는 패륜을 시도하려는 뜻을 품었다. 석가모니는 신통력으로 앙굴리말라를 관찰하여 이런 사정을 알아차리고는 마을 사람들과 제자들의 제지에도 개의치 않고 앙굴리말라를 제도하기 위해 그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앙굴리말라는 어머니를 죽이려다 석가모니가 보이자 칼을 들고 대신 죽이려고 쫓아갔으나, 이상하게도 아무리 빠르게 뛰어도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7] 앙굴리말라는 격분하여 "겁쟁이 수행자여! 멈추어라!"라고 화를 내었지만, 석가모니는 여전히 앙굴리말라보다 앞서 가면서 "난 이미 멈추어 있다. 멈춰야 하는 자는 너다."라며 일축했다. 이에 의문이 생겨 그를 쫓는 것을 멈추고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는 앙굴리말라에게 석가모니는 다시 한번 이렇게 말했다.

 

앙굴리말라여, 나는 멈추었으니[8]

모든 존재들에게 영원히 칼을 내려놓았음이라.

그러나 그대는 생명들에 대해 자제가 없으니

그러므로 나는 멈추었고 그대는 멈추지 않았다.

 

이 한 마디에 깨달음을 얻고 앙굴리말라는 그 자리에서 손가락으로 만든 목걸이를 풀어서 버린 뒤 칼과 활, 화살을 버리고 살인을 멈추고 석가모니의 제자로 들어갔다.#

 

앙굴리말라가 석가모니의 제자가 된 이후 코살라국왕 파세나디가 앙굴리말라가 석가모니를 해치고자 한다는 소문을 듣고 군대를 동원하여 석가모니를 보호하고자 했다. 그러한 광경을 보고 석가모니는 파세나디에게 무슨 일이 생겼기에 왜 이리 군대를 많이 데리고 왔는가 물어보고 이에 파세나디는 희대의 살인마 앙굴리말라가 석가모니를 해치려고 한다는 소문을 듣고 군대를 끌고 와서 앙굴리말라를 잡으러 왔다고 했다. 그러자 석가모니는 그러면 만일 앙굴리말라가 과거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면서 누구도 해치지 않는 수행자의 삶을 지내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지 물어보고 이에 파세나디는 그러면 그를 자신의 왕궁으로 초대하여서 그에게 필요한 모든 자원을 아낌없이 줄 거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때는 살인마였던 그가 누구도 해치지 않는 수행자의 삶을 산다는 말이 의심스러워서 앙굴리말라가 있는 곳으로 간다. 앙굴리말라가 있는 곳에 도착한 뒤 그가 정말로 앙굴리말라가 맞는지 확인을 한 뒤, 그가 수행자로서의 그 누구도 해치지 않는 너그러운 심성을 가지고 사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의심을 버린다. 그리고 앙굴리말라에게 자신이 줄 수 있는 자원을 아낌없이 베푼다고 했지만 앙굴리말라는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만족하니 괜찮다고 사양한다. 이에 파세나디는

 

부처님이시여,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부처님께서는 실로 정복하지 못할 자를 정복하시었고,

다스릴 수 없는 자를 다스리시었으며,

난폭한 자를 조용하게 만드시었고,

사나운 불과 같아서 꺼버릴 수 없는 자를 꺼버리시었으며,

저희로서는 창과 칼로도 다스릴 수 없는 자를 잘 다스리시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참으로 위대하시고 거룩하십니다!

 

라고 말하며 크게 감탄한 뒤 왕궁으로 돌아간다.

 

어느 날, 앙굴리말라가 걸식을 하던 도중에 산고(産苦)로 괴로워하는 임산부가 수행자인 그를 발견하고서 자기 고통을 없애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앙굴리말라는 예전에 살인마였던 자신에게 편안한 생명의 출산을 기원하는 임산부의 당부를 받고 몹시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석가모니가 있는 수행처소로 도망치듯 달려와 임산부의 부탁을 스승 석가모니에게 전했다.

 

석가모니는 앙굴리말라에게 말했다. "너는 급히 그 임산부에게 달려가서, ‘나 앙굴리말라는 단 하나의 생명도 손상한 일이 없으니 그 공덕으로 고통에서 벗어나서 편안한 해산을 하라.’고 말하여라." 하는 것이었다. 가르침 받은 내용에 앙굴리말라가 놀라자, 석가모니는 "너 앙굴리말라는 여래의 가문에 태어난 이후로 단 하나의 생명도 해친 일이 없지 않느냐." 하고 알려주었다. 앙굴리말라는 곧바로 생명의 실상을 깨닫고 성자의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곧바로 임산부에게 달려가서 석가모니가 일러준 대로 "여래의 가문에 태어난 이후로 생명 단 하나도 손상한 일이 없으니 그 공덕으로 고통을 여의고 편안히 생명을 낳으라." 하고 말했다. 그 순간 임산부는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서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고, 앙굴리말라가 임산부에게 던진 말이 불교 진언(眞言)의 시작이라고 전한다.#

 

그러던 어느날 앙굴리말라가 탁발을 하러 가던 중 , 그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들이 달려들어 돌을 던졌다.[9] 그러나 앙굴리마라는 저항하거나 도망치려는 기색 없이 이것도 과보라고 받아들이며 그들이 던진 돌을 맞아 열반에 들었다.[10] 이 소식을 들은 부처는 비록 악인이었지만 자신의 죄를 받아들이는 것에 감탄하며 그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평했다.

 

테라가타(장로게경)라는 불경이 앙굴리말라가 남긴 것이라고 한다.

 

<출전 : 나무위키>